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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10.17] 전문가 칼럼 - 찬바람 불면 경비노동자가 위험하다

작성자 관리자 조회 271회 작성일 24-10-1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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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면 경비노동자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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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노무사(노무법인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회원)

▲ 유상철 노무사(노무법인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회원)

“찬바람이 불면 / 내가 떠난 줄 아세요 / 스쳐가는 바람 뒤로 / 그리움만 남긴 채 / 낙엽이 지면 / 내가 떠난 줄 아세요 / 떨어지는 낙엽 위엔 /추억만이 남아 있겠죠”

가을이 오면 여지없이 들려오는 노래가 있다. 2021년 1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KBS와 함께 ‘경비노동자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사망(뇌‧심혈관계 질병) 사건 분석(2015~2020년 6월)’ 연구를 함께했다. 당시 경비노동자의 과로사 현황을 재해발병월(재해발병 이후 사망한 경우 재해발병월)을 계절 기준으로 분석했더니 겨울(12~2월) 40.96%, 여름(6~8월) 20.48%, 가을(9~11월) 20.48%, 봄(3~5월) 18.08% 순으로 나타났다. 경비노동자의 과로사 40.96%가 겨울에 발생했다. 산재 인정률로 분석하면 겨울이 차지하는 비중을 더 늘어난다. 1월 산재인정률이 72.2%로 가장 높고, 12월 63.6%, 9월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 연구자료지만 주요 지표는 지금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경비노동자의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 요인은 계절적 요인과 민감하게 결합하기 때문이다.

근로복지공단의 ‘뇌혈관질병‧심장질병 업무상 질병 조사 및 판정지침’ 중 직종별 판단요령을 보자. 아파트 경비업무 종사자는 ‘돌발 상황 또는 급격한 작업환경 변화로 육체적으로 무리한 힘을 급격하게 사용한 경우’가 포함돼 있다. 단기과로 요인 주요 예시로 가을의 낙엽청소 및 겨울철의 제설작업 등을 들고 있다.

2020년 10월20일 공동주택 경비원에게 감시‧단속적 업무와 공동주택 관리에 필요한 업무 외에 다른 지시나 명령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공동주택관리법 65조의2가 신설됐다. 그 후 2021년 10월19일 신설된 같은 법 시행령 69조의2에는 ‘공동주택 관리에 필요한 업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경비노동자들은 △청소와 이에 준하는 미화 보조 △재활용품 분리배출 감시 및 정리 △안내문 게시 및 우편함 투입 △도난‧화재 등으로 인한 위험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범위에서 주차 관리와 택배물품 보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근거로 국토부는 ‘공동주택 경비원 업무범위 안내자료’를 제공하면서, 청소‧미화업무 보조의 허용업무 범위에 △잡초 제거 △낙엽 청소 △부분적 가지치기 △수목 관수 △단지 내 쓰레기 수거 △제설작업을 구체적인 예시로 들었다. 결국 경비업무를 노동시간 측면에서 감시‧단속적 업무로 분류하고 있으나, 관련법에 의해 제설작업, 낙엽청소가 선택 아닌 의무적 업무로 자리 잡게 된 상황이다. 심지어 2023년 4월 환풍구 덮개를 열고 낙엽청소를 하던 경비노동자가 11미터 아래로 추락해서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결국 찬바람이 불면 경비노동자 누군가는 낙엽청소, 제설작업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아닌 ‘단정’을 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연구분석에서 경비노동자의 업무상 과로 여부를 판단할 때, “특히 아파트 경비노동자의 경우 경비초소 근무, 경비초소 외 근무(순찰, 환경관리, 화단관리·제초작업·가지치기·경비초소 주변 청소·주차 차량관리·제설작업·낙엽청소 등)로 구분했을 때, 경비초소 밖에서 이뤄지는 작업에 노출되는 시간과 빈도, 고온‧한랭 등 온도변화 등이 경비노동자의 과로 및 스트레스 등 신체 변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경비초소 또는 휴게(수면)시설의 냉‧난방 상태나 시설(간이침대·침대·화장실 유무·책상·의자 등) 작업환경적 요인과 휴게(수면) 시설이 독립된 공간에 설치됐는지, 독립된 공간에 설치된 경우라면 온전한 휴게(수면)시간이 보장되는지 여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경비노동자 누군가는 치워야 할 낙엽이 많고, 한없이 쏟아지는 눈을 힘겹게 치워야 할 때, 작업을 거부하거나 중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건축물의 소유자‧점유자 또는 관리자는 제설‧제빙작업에 대한 책임이 있다. 내 집‧점포 앞 눈 치우기를 활성화도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청소대행업체 위탁도 방법일 것이다. 낙엽청소, 제설작업은 경비노동자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찬바람이 불어오니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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