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 8.18] "유튜브채널 스태프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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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채널 스태프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노동부 성남지청 근로기준법 진정사건 첫 판단 … 146만 인기 유튜버 “프리랜서라 산재 못해 줘”
유튜브채널 매니저(기획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는 판단이 나왔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4일 유튜브채널 매니저로 일하다 방송 중 사고로 허리를 다친 임아무개씨가 제기한 근로기준법 위반 진정사건을 종결하면서 임씨에 대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근로계약서 미작성은 고의성이 없었다며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봤다.
월 고정급여 계약·독자적 이윤 창출 불가
지청은 임씨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진 않았으나 주 5일 근무조건과 월 고정급여로 구두계약해 급여 자체가 출근일을 기준으로 책정돼 근로자체의 대상성(근로제공에 대한 직접적 또는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유튜버(피진정인)가 임씨를 고용보험에 가입시킨 점 △기획안 작성에 대한 업무지시 및 승인권이 유튜버에게 있는 점 △유튜버가 임씨의 출퇴근을 관리한 점 △유튜버 지시에 따라 부수적 업무를 수행한 점 △업무 필요 경비를 유튜버가 부담한 점 △고정급여 외 독자적 이윤 창출이 불가능한 점 △유튜버가 산재처리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근거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봤다.
진정을 대리한 하은성 공인노무사(샛별노무사사무소)는 “온라인방송 플랫폼에서 제대로 된 계약서 작성도 없이 일하는 방송노동자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결과”라며 “업종이나 직업, 짧은 근무기간보다 업무의 종속성과 독립사업자성에 주목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방송 촬영 중 허리 다쳐 퇴사
앞서 임씨는 2023년 12월18일 구독자 146만명을 보유한 유튜브채널에 매니저 겸 기획자로 채용됐다. 같은해 12월31일 유튜버 대신 스키 시범을 보이다 허리를 다쳐 이듬해 1월10일 퇴사했다. 퇴사 직후 1월11일 병원으로부터 척추 10·11번 골절 6주 진단을 받았다. 당시 사고에 앞서 방송에서 유튜버는 “소중한 내 직원이니 다치면 책임진다” “산재 당연히 해 준다”고 말했으나 실제 6주 진단을 받자 프리랜서 계약이라며 산재 처리절차에 응하지 않았다.
1월11일 퇴사 이후 유튜버와 임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보면 해당 유튜버는 진단서를 보낸 임씨에게 “스키 켱력이 10년인데 6주 진단이면 그 전에도 허리가 안 좋았던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후 1월26일 임씨가 병원을 퇴원한 뒤 병원비 총액(140만원)을 보내자 유튜버쪽 총괄매니저는 말을 바꿔 프리랜서로 계약했다며 병원비는 절반만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산재 처리가 불가능하다며 1개월 급여와 올해 2월2일까지의 병원비와 위로금 30만원만 일방적으로 지급했다.
사고 뒤 “프리랜서” 말 바꿔
임씨가 이런 정황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알리자 해명을 하는 과정에서 “그 전부터 허리가 안 좋았던 게 아니냐”고 말하거나 “임씨 조력자가 생방송에서 댓글로 여론을 조작했다” “병원비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얄미워(서 안 해준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임씨는 3월4일 해당 유튜버를 근로계약서 미작성(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처벌해 달라며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고 4월24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다. 공단은 6월21일 산재를 승인하고 요양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