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 8.28] "실내온도 36도" 폭염에 불타는 물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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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온도 36도” 폭염에 불타는 물류센터
한 달간 8개 물류센터 측정, 3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아 … “온열질환 가이드라인, 의무조항으로 규정해야”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지난 한 달 동안 다이소·쿠팡·우체국 등의 물류센터 온도를 측정한 결과 센터 안 온도가 36도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자들은 “이제는 국회의 시간”이라며 물류센터 관련 폭염대책 입법을 주문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지부장 민병조)는 28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도감시단 결과를 발표했다. 지부는 지난 한 달간 전국 8개 물류센터의 장소와 시간대에 따라 온도와 습도, 체감온도,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는 휴게시간 지급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쿠팡 동탄1센터 4층B동은 지난 12일 오후 1시경 온도가 35.6도였다. 쿠팡 대구센터 5층은 지난 3·4·6·7일 오후 3시 온도가 36도를 넘어섰다. 물류센터 실내 온도는 30도 안팎이었다. 다이소 용인남사센터 출고장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관찰한 결과 온도계는 최저 27.5도와 최고 30.7도 사이를 오갔다.
기후재난으로 닥친 폭염은 물류센터 노동자 작업환경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있지만 대책은 없다. 옥외장소 작업에 대한 휴식이 의무였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안전보건규칙) 566조가 2022년 개정되면서 물류센터 같은 실내작업장도 휴식을 부여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규칙에 근거한 노동부의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은 권고사항에 그친다. 민병조 지부장은 “대부분 물류현장에서 노동부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키지 않아 물류노동자의 안타까운 희생은 계속될까 우려된다”며 “노동부는 지금이라도 가이드를 의무조항으로 규정하라”고 말했다.
폭염시 작업중지권을 보장하라는 요구도 나왔다.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의 제도개선TF에서 일하는 문은영 변호사는 “산업안전보건법 51조와 52조에 규정된 작업중지 조항에 ‘폭염 또는 한랭 등의 위험’이라는 문구를 추가해 이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경우 작업을 중지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변호사는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안전보건규칙에는 열원이 존재하는 고열작업 노동자 보호 규정은 있으나 폭염 등의 기온으로 발생하는 건강장해에 대한 조치의무 규정은 없다”며 “기온에 따른 보호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